안쪽에 있던 사람들이 몸을 안으로 더 밀착해준 덕분에 겨우 문이 닫히고 버스는 출발했다. 다음 차를 타지 그랬느냐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. 하지만 난 긍정의 게임을 하는 중이었다. 남자인 나도 다른 사람과 몸 부딪치는게 싫은데 여성은 오죽할까. 악착같이 버스타는 걸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. 이렇게 생각하자 그 여성을 미워하려던 마음이 사라졌다.
중앙 차로에 있던 버스는 100미터쯤 진행한 뒤에 우회전을 해야 했다. 운전기사가 슬금슬금 차로를 하나씩 바꿨다. 천천히 움직이면서 버스 앞 부분을 맨 바깥쪽 차로로 이동하려는 순간, 뒤에서 달려오던 승용차 운전자가 경음기를 빵빵 울렸다.